엔젤 스테이크 10

여자는 남자아이가 그녀가 죽인 여자아이와 놀랄 정도로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자아이의 눈은 여자처럼 검었고 남자아이의 눈은 투명한 푸른색이었지만 그들의 흰 얼굴과 부드러운 콧날, 붉은 입술은 쌍둥이처럼 닮았다. 예를 들어,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의 쌍둥이 동생이며 남자아이에게 목이 졸려 살해당한 여자아이가 골목에서 고양이의 목을 조르고 있는 것을 여자가 발견하였고 여자아이를 여자가 살해한 것이라면, 남자아이가 발견한 것은 그의 죽은 여동생일지 아니면 그녀의 살해자일지 아니면 남자아이 자신일지 여자는 확신할 수 없었다.

남자아이가 손을 붙잡고 집으로 끌어들인 것은 누구일까? 남자아이는 누구를 초대하려 했고 결국 누구를 초대한 것일까? 여자는 네 동생을 죽인 사람을 안다고 말했다. 남자아이는 대답 대신 비가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애의 말처럼 정말 빗소리가, 맞물리지 않은 전선의 음험한 스파크처럼 분출되는 불연속적인 마찰음이 들리는 것 같다고 여자는 생각했다. 남자아이는 창문을 닫아야겠다고 중얼거렸으나 여자는 집안 내부에서 단 하나의 창문도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남자아이는 창문이 서재와 지하실에 있다고 말했다. 여자는 이해할 수 없었으나 남자아이의 분주한 걸음을 따라 서재로 들어갔다.

서재의 사면은 천장까지 높이 쌓아올린 책들로 뒤덮여 있었다. 책들은 책장조차 없이 위태로운 탑으로 쌓여 있었다. 남자아이는 당장이라도 쓰러져 그의 작고 연약한 두개골을 으깨 버릴 것처럼 위험스럽게 보이는 책의 탑들 사이를 유연하게 쏘다니며 한쪽 벽 끝에 다다랐다. 그 애는 텅 빈 벽을 더듬더니 이제 되었다고 말했다.

뭐가?

창문, 닫았다고. 여자는 서재의 문 가까운 쪽 벽에 기대어 가로로 쌓인 책등의 제목들을 읽어나갔다. 각막과 우울과 환희, 29384, 수면과 수면들, 꿈 같은 죽음, 악의 꽃, 달걀과 닭, 별들의 환희, 별들의 죽음, 별들의 시간, 역동의 기하학, 죽은 물고기들, 여자는 서재가 마치 어항과도 같다고 느꼈다. 사실 서재와 어항 사이에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어항이라는 단호한 이미지를 지워낼 수 없었다. 대체 서재의 어떠한 부분이 어항과 유사한 것일까? 여자는 도저히 서재와 어항 사이의 공통점을, 좌표 체계 내부의 언어로 상응되는 대응 관계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서재는 마치 어항과도 같다고, 여자는 고집스럽게 생각했다. 책들은 물고기가 아니었으며 물 속에서 호흡하지도 희고 부드러운 배를 까뒤집고 둥둥 떠오르지도 기포를 뻐끔거리며 헤엄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서재 내부는 완전히 젖어 있지도 않았으며 고작해야 비에 조금 습해진 축축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을 뿐임에도. 그러니 서재가 어항이라면 물이 모두 쏟겨버린, 게다가 물고기들마저도 전부 잃어버린 뒤 먼지와 흙 조금이 남은 황폐한 유리 공간에 불과할 것이었다.

남자아이는 돌들 사이를 기민하게 통과하는 단단하고 성숙한 개미처럼 책의 탑들을 피해 여자가 서 있던 문가 쪽으로 다가섰다. 그들은 함께 검게 녹슨 계단을 내려갔다. 지하실은 작은 갤러리처럼 보였다. 끔직하게 많은, 폐건물을 잠식한 딱정벌레의 오만한 등처럼 보이는 액자들이 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바닥에는 두터운 앨범과 책들이 세로로 쌓여 있었으며 드문드문 봉제 인형들도 보였다. 지하실의 한가운데에는 방과 어울리지 않는 푸른 방수포가 놓여 있었다.

남자아이는 액자들 사이 희미하게 나 있는 작은 틈으로 다가가더니 비좁은 창을 닫고는 이제 되었다고 말했다. 남자아이는 여자를 뒤돌아 보더니 은근하게 웃으며 방이 마음에 드냐고 물었다. 여자는 대답하지 않았으나 남자아이는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는 너에 대한 기록들을 모아 놓았어. 엄마와 아빠와 우리를 담당하던 경찰이 함께 서류철들을 정리하고 네가 나온 사진들만을 따로 빼어서 앨범을 만들었지. 네 일기들도 있어, 아냐. 경찰은 너에 관한 모든 것들을 복사해서 사본으로 만들어 두었어. 그러므로 너는 이곳에도 있고 경찰서 사건 열람실에도 있는 거야. 방문과 열람 신청을 하면 그곳에 있는 너를 볼 가능성도 아예 없는 건 아니야.

남자아이는 방수포 근처에 앉아 앨범을 펼쳤다. 여자는 앨범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남자아이는 마치 앨범들 안에 지워지지 않는 표정들이라도 있는 것처럼 열심히 앨범의 페이지들을 들여다보았다.

네가 막 걸음마를 떼었을 때야. 넌 정말 귀여운 아이였어. 네가 아주 어릴 때부터 마을의 어른들은 너를 보러 찾아오고는 했어. 심지어 네가 세 살도 안 되었을 때부터 네게 돈을 주겠다는 어른들도 있었지. 난 네가 꽃의 광채를 가지고 우리를 두고 다른 곳으로 가버릴까봐 언제나 두려웠어. 봉제 인형들의 진흙구덩이 같은 눈들이 그들을 집요하게 응시하고 있엇다.

여자는 남자아이가 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없었다. 인형들이 보는 것 역시. 여자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남자아이는 미안하다고 말했다.

어쩌면 넌 돌아오고 싶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난 너를 기다렸어.

여자는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여자는 죄책감과는 무관한 슬픔을 느꼈다. 찢어진 혈관 속으로 다이빙하는 수십 마리의 피라냐들. 여자는 가슴뼈를 부러뜨리는 물고기들의 거친 움직임을 느꼈다. 여자가 방수포 위를 손으로 더듬자 남자아이는 기억이 나느냐고 물었다.

네가 죽은 자리야. 여자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었어.

남자아이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봉제인형 뒤쪽의 음울한 그늘 속에 숨겨져 있던 마론인형을 들고 왔다. 인형은 벌거벗은 채였다. 인형의 몸은 놀랄 정도로 사실적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음험한 목적을 위하여 제작된 것처럼, 인형의 음부와 항문, 유두의 형태와 색채마저도 어둠 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남자아이는 마론인형의 어깨와 몇 개의 얇은 털이 드문드문 드러나는 겨드랑이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우리는 인형을 진찰하고 있었어. 내가 의사 역할을 했지. 넌 내 앞으로 인형을 내밀고 있었고 난 인형의 가슴에 귀를 가져다대고 인형의 심박을 확인했어. 난 인형이 이미 죽었다고, 심장이 멎었고 숨을 쉬지 않는다고 말했어. 넌 울었어. 그럴 리 없다고 했어. 하지만, 나는 말했어. 인형은 이미 죽었어. 네가 그렇게 생각하든 생각하지 않든 인형은 이미 죽은 거야. 숨을 쉬지 않고 심장이 멎은 것들은 이미 죽은 거야. 너는 인정하려 하지 않았어. 우리는 숨을 멈추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정지된 세상을 떠올렸어. 하지만 언젠가는 숨을 다시 쉬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 내가 먼저 숨을 들이쉬었고 조금 있다가 네가 숨을 들이쉬었어. 너는 눈을 감고 울었어. 어둠 속에서 네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기를 난 계속해서 보고 있었어. 너는 마치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처럼 울고 있었어. 울음이 가식적이었다는 말은 아니야. 그래, 너는 신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처럼 울었어. 난 그렇게 느꼈고 너는 죽은 인형은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어. 난 인형은 여기 있다고 어디로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했고 너는 영혼에 대해 말했어. 죽은 인형의 영혼은 어디로 가느냐고. 난 인형에게는 영혼이 없다고 말했고 너는 믿을 수 없다고 했어. 영혼이 없다면 어떻게 몸을 가지고 있느냐고, 몸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영혼이 없느냐고 내게 물었지. 오빠는, 너는 울면서 이렇게 말했어. 영혼은 몸의 깊고 더러운 주름이라고 했잖아. 그 애는 인형의 하복부를 보여주면서 내게 다시 물었어. 오빠는 영혼이 죽은 심장과 같다고 했잖아. 심장이 없다면 어떻게 심장이 멎을 수 있어? 영혼이 없다면 어떻게 죽을 수 있어? 그래서 난 인형의 영혼은 천국으로 갔을 거라고, 인형은 천사가 되어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거라고 대답했지. 넌 그제야 웃었어. 난 끔찍하게 피곤했고 그래서 네 옆에서 잠을 잤던 것 같아. 잠결에 네가 노트에 무언가를 적는 게 보였어.

내가 일어났을 때 너는 너를 죽여달라고 말했어. 천사로 만들어 달라고. 넌, 남자아이는 푸른 방수포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여기에서 죽었어. 엄마에게 내가 아냐를 죽였다고 말했을 때 엄마는 침과 오줌으로 더러워진 네 잠옷을 벗기고 깨끗한 천으로 몸을 씻어낸 뒤 가장 좋은 옷을 입혀 주었지. 네가 어린이 미인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입었던 흰색 드레스였어. 그 옷을 입고 눈을 감은 채로 누워 있는 너는 정말 천사처럼 보였어. 너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희었어.

엄마는 집에 강도가 들었다고 위장하기 위해 강도가 보낸 협박문을 썼지만 그 협박문은 지나치게 시적이고 서정적이어서-너는 몰랐겠지만 엄마는 실패한 시인이었거든. 삼류 시인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조차도 허락받지 못한, 철저하게 숨겨진, 단 한 권의 책도 출판하지 못했으며 단 한 권의 책도 팔지 못한, 오로지 두툼한 노트에 손으로 글을 쓰는. 비에 젖으면 순식간에 녹아내릴 희미한 글자들을-경찰의 의심만 불러일으킬 뿐이었지. 결국 엄마와 아빠는 너를 살해한 혐의로 감옥에 갔고 아마 영원히 투명한 유리관 같은 면회실 밖으로 나올 수 없을 거야. 협박범의 위장된 편지가 엄마의 유일한 성공작이었어, 아냐. 많은 사람들이, 네 아름다움과 네 어림과 네 천사됨과 네 가련함을 사랑하고 동정하던 모든 사람들이 엄마의 협박문을 면밀하게 읽어보았지. 그들은 문장의 특성과 부조리함, 모순과 여성적인 필체 같은 것을 철저하게 분석해냈어. 그래, 솔직히 말하자면 그 협박문은 엉망이었어. 마치 들키기 위해 작성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어. 엄마는 어린 소녀가 늙어가는 모습, 글을 통해 죽어가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은유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바로 그 부분이 글쓴이가 강조한 내용이라는 것은 누가 보아도 명확하게 느껴질 정도였어. 하지만 다른 내용, 아동 납치범이라면 당연히 강조했을 법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부차적으로 언급되었을 뿐이었지. 범인은 마치 시를 쓰기 위해 너를 납치한 것처럼 보였어.

하지만 아냐, 그래도 엄마는 행복하다고 했어. 엄마는 웃고 있었어. 많은 사람들이 엄마의 실패를 읽었고 그녀의 필체와 비교하기 위해 그녀의 시집의 스캔 파일 역시 복사되어 전국에 배포되었으니까. 정식으로 출판되지 못한 시집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지. 물론 그걸 읽은 사람들은 내용이 아닌 엄마의 필체와 자주 쓰는 어휘, 문장 구조 따위만을 살펴보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엄마는 행복했다고 말했어. 적어도 그녀의 끔찍할, 악마적인 열정과 절망이 집요한 시선들을 경유하여 질병처럼 널리 퍼져나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건 그녀가 결코 기대할 수 없었던 성공이었어. 만약 엄마가 더 교활한 살인자였다면 몇 명의 여자아이를 더 죽인 뒤-혹은 나까지 죽인 뒤-그 애들의 살점을 카메라 앞에서 짓씹고 정식으로 시집을 출간했을 거야. 다섯 명의 아이를 죽이면 그녀는 한 권의 시집을 출판할 수 있을 것이고 열 명의 아이를 죽이면 그녀를 추종하는 고정적인 독자층이 생길 것이며 스무 명의 아이를 죽이면 그녀는 그녀에게 싸인을 부탁하는 팬들을 면회실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쉰 명의 아이를 죽이면 그녀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수 있겠지. 백 명의 아이를 죽이면 걸출한 문학상도 받을 수 있을 거야. 엄마는 여러 가수들의 가사 속 메인 테마로 등장할 거야. 엄마의 초상이나 엄마의 시를 소재로 한 그림들도 갤러리에 걸릴 것이고 엄마는 감옥에서, 물론 독방에서 기적과도 같은 절정을 향유하며 수음할 수 있을 거야. 엄마와 섹스하려 하는 죄수나 간수들도 많겠지. 그들은 섹스 후 엄마에게 시를 한 편 읊어달라고 할 것이고 엄마는 기꺼이 그렇게 할 거야. 흔들리면서, 흐느끼면서 엄마는 영원과도 같은 시를 읊을 거야. 하지만 엄마는 한 명의 아이도 더 죽이지 않았어. 아이를 더 죽이는 건 이제 불가능에 가깝지. 엄마는 성인 여자들만이 갇혀 있는 교도소에 수감되었고 그곳에서 엄마는 기껏해야 간수들이나 여자 몇 명을 더 죽일 수 있을 거야. 그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어. 여자아이를 죽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면 같은 나이 또래의 여자아이들, 아니, 적어도 아이 살해범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어. 죄수들과 간수들의 죽음에 사람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 원색으로 빛나는, 꽃의 광채로 반짝이는 놀이터에서 사라진 아이들의 둥근 머리뼈들, 아이들의 심장을 짓씹어 피가 묻은 붉은 앞니를 드러내 웃으며 경찰을 맞이하는 시인 여자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지. 감옥 안에서의 죽음은 어떠한 화제도 될 수 없어. 그러므로 첫 번째 시집, 출간되지도 못하고 제대로 읽히지도 않은, 오로지 필체와 어휘들, 문장의 구조만이 어렴풋하게 전해진 그 시집과 거짓 협박문만이 엄마의 유일하게 알려진 작품으로 남을 거야. 심지어 그것들을 작품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극히 드물겠지. 그래도 엄마는 행복하다고 했어. 면회실에서, 엄마는 파리하게 지친 얼굴로 웃고 있었어,

아냐. 솔직히 말해서 난 시를 쓰는 여자들이 시를 쓰지 않는 여자들만큼이나 불행하다고 생각해. 섹스를 하며 시를 쓰는 여자들은 괜찮아. 그녀들은 기쁘게 웃고 그 웃음을 암시적이며 동시에 적나라한 어휘 속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으니까, 그녀들은 당당하고 기쁘게, 치명적인 메두사의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거지. 하지만 섹스도 바깥도 없이, 오로지 곰팡이로 음습하게 썩어가는 주방에서 시를 쓰는 여자들은 시를 쓰지 않는 여자들만큼이나 불행해져. 삼류 작가가 되리라는 불안감은 문장에서 명함을 돌리며 비굴하게 웃는 남자 작가들이나 할 수 있는 거지. 그들은 자신들의 작품이 삼백, 혹은 사백 부만 팔리는 것으로 그칠까 봐, 번역된 작품이 그다지 팔리지 않을까 봐 걱정할 뿐이야. 하지만 주방에서 바퀴벌레의 단단한 울음 같은 등을 바라보면서 격정에 사로잡혀 글을 쓰는 여자들은 그런 불안감조차 가질 수 없어. 그녀들은 그녀들이 영원히 팔리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녀들의 시를 편지로 부칠 수조차 없음을, 섹스의 절정에서 사정하지 않은 채 종교적인 초월을 구가하는 힌두교도들처럼 웃을 수조차 없음을 알아. 그녀들은 잘 웃지 못해. 웃음이 치명적인 무기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러니, 유머와 같은 것들은 그녀들에게 너무나 어려운 것이야. 거의 불가능한 것과도 같아. 하지만 삶이 오직 글쓰기에 있기 때문에 그녀들은 시를 떠날 수도 없어. 그녀들은 아주 오랫동안 시를 써왔고 대부분의 세월은 입으로 불가해하고 미쳐버린 어휘들을 속삭이면서 보냈지. 물고기의 비늘 속을 파고드는 어린 아이의 피부 조각들, 아스테카의 눈, 각막 위에서 돋아난 차가운 풀밭, 달팽이의 심장 속에서 문드러지는 마지막 햇살, 그녀들은 대기 위에, 수면 위에 글을 쓰면서 그 시가 저주받은 것임을 알아. 그럼에도 그녀들은 중얼거리는 것을 멈추지 못해. 왜냐하면 그녀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들키고 싶어했으므로. 그녀들이 얼마나 미쳤는지 그녀들이 얼마나 돌이킬 수 없이 망가져서 찢어발겨지고 있는지, 그녀들의 텅 빈 눈구멍에서 얼마나 진하고 축축한 검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는지 발각당하고 싶어서 그녀들은 심지어 죽어가고 있었으므로. 하지만 아무도 그녀들이 미쳤다는 것을 알아주지 않아. 그녀들이 주방과 거실을 잇는 통로에 등을 기대고 서서 가위가 꽂힌 인형들, 꽃의 음부에서 솟아나는 날카로운 가위들, 푸른 수술대 위에서 절개당하는 달, 하고 중얼거려도 그녀들을 주의깊게 살피는 시선 같은 건 없어. 남자들은 그녀들에게 조금 쉬는 게 좋겠다고 눈을 붙이고 자라고 이야기하지 않거나 이야기하더라도 실제로는 아무런 관심조차 없지. 그들은 그녀들이 곧 회복하리라는 것을, 그래서 하던 일을 충실히 수행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어. 아이들은 그녀들이 미쳐버렸다는 것을 짐작하지만 광증은 어린 시절의 고유한 맨살과도 같으므로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 오히려 아이들은 그녀들이 완전히 미쳐버리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지. 밤에, 아이들의 침대 머리맡에 앉아서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그녀들은 은밀하게 비밀스러운 암호와도 같은 어휘들을 삽입해. 강요된 기하학적 표본들, 회절의 동역학, 번식하는 궤적들, 아이들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그녀가 미쳐간다는 것을, 아니, 이미 심각하게 손상되어 미쳐버렸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눈치채. 그러면 아이들은 더 음험하게 웃으면서 동화책을 더 읽어달라고 조르지. 아이들은 그녀의 광증을 흡수하고 그녀의 절망과 고독을 훔쳐 가. 하지만 비열하게도 단 한 번도 그녀를 얼마나 훔쳤는지 밝히지는 않지. 그렇기 때문에 그녀들은 점점 더, 돌이킬 수 없이 미쳐가.

우리 엄마도 정확히 같은 단계를 밟았어, 아냐. 엄마는 마침내 미친 여자의 중얼거림, 히스테릭한 속삭임, 음성 언어가 아닌 문자 언어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것을 남기고 퍼뜨리고 싶다는, 가장 치명적인 질병처럼 그것으로 사람들을 목 졸라 죽이고 싶다는 불가피한 욕망에 시달리게 되었어. 많은 남자 작가들과 웃는 여자 작가들은 출판하고 그 비밀스럽고 미쳐버린 울음을 낭독하며 심지어는 강연까지 하지. 하지만 엄마 같은 여자에게, 처음부터 실패가 예정되어 있었던, 그리고 스스로 그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미친 여자에게 그런 일은 불가능해. 엄마는 너무나 은근하게 미쳤고 그녀가 미쳤다는 것을 아는 건 나와 엄마뿐이었어. 하지만 난 엄마가 미쳤다는 것을 한 번도 엄마의 앞에서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어. 엄마가 우리를 두고 도망갈까봐 두려웠기 때문이야, 아냐. 엄마가 언젠가 나와 네 목을 조르고 자살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야, 아냐. 시는 철저하게 병리적인 것이야. 정신과의는 엄마의 시를 치료해줄 수 있었을지도 몰라. 그러면 엄마는 고양이의 벌거벗은 등 위로 아늑하게 내리꽂히는 햇빛 같은 것을 관찰하고 장미들을 번져 흐르는 웃음 같은 것을 쓸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엄마는 더 깊은 것을 보았어. 엄마는 끔찍한, 저주받은 심연을 살았어. 엄마는 지하세계의 주민이었어. 고양이의 등 아래, 네 발 짐승의 속살에서 움틀거리는 갈빛의 창자에서 흘러내리는 진물 같은 것을 엄마는 보았어. 엄마는 고양이들을 죽이고 싶어했어. 고양이들의 배를 갈라서 그 축축한 미소에 입 맞추고 싶어했어. 고양이들이 창자로 웃는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 했어. 하지만 엄마는 결국 한 마리의 고양이도 죽이지 못했어. 엄마는 신경증자였지만 살해자는 아니었기 때문이야, 아냐. 그래. 사실 엄마는 자기 자신 이외에는 그 누구도 죽이지 못하는 사람이었어. 엄마는 그걸 잘 알고 있었을 거야. 시간관념이 완전히 훼손되어 버린 시점, 과거와 미래가 물결처럼 뒤섞이는 한밤이 아니라면, 그래서 너와 내가 아직 그녀의 몸 속에 들러붙어 있다는 착각을 할 수 없는 시간이라면 엄마는 결코 너와 나를 죽일 수도 없을 거야. 엄마의 시를 읽어봤어, 아냐?

여자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남자아이는 대답했다. 죽어가는 여자의 시였어. 이미 죽은 여자의 시였을지도 몰라. 엄마는 물 속에서 팽창하여 터져버린 심장에 대한 시를 썼어. 오필리어의 가슴을 벌거벗기고 심장을 찢어발기는 사유에 대한 시를 썼어. 줄리엣은 그녀를 죽이러 돌아올 로미오의 독 묻은 입맞춤을 기다리고 있다고 썼어. 하지만 로미오는 원주민 여자들을 강간하는 동안 줄리엣의 창백한 허벅지를 잊었다고도 썼어. 독을 먹고 잠든 줄리엣을 이웃 왕자가 강간했고 줄리엣의 자궁은 끔찍하게 늘어졌으며 항문의 일부는 몸 밖으로 비져나왔고 줄리엣의 음부와 항문에서는 열상과 찰과상이 발견되었다고도 썼어. 고통과 슬픔에 심장이 터져 죽은 줄리엣의 몸을 찢으면서 살인자의 독재를 멈출 영웅이 태어났다고도 썼어. 여자의 배와 자궁을 찢고 바깥으로 나온 남자는 영웅의 운명을 갖고 세상에 나왔으며 영웅을 배양하던 가죽 캐리어는 이제 아무런 운명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도 썼어. 하지만 그 시들도 네 글만큼 잔혹하지는 않았어, 아냐. 넌 엄마와 같은 영혼을 가진 것처럼 비슷한 시를 썼어. 넌 아직 아이인데 어떻게 그런 시를 쓸 수 있는 거야? 네 시는 엄마의 시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했지만 네가 엄마보다 훨씬 어린 여자아이였기 때문에 네 글은 엄마의 시보다 훨씬 잔혹하고 절망적인 거야.

우리는 네가 그린 그림들을 액자에 넣어서 벽에 걸어 놓았어. 그 이미지들을 보면 네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더 잘 알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거야. 하지만 이미지들은 너무나 이상했어, 아냐. 그건 아이의 그림도 어른의 그림도 아니었어. 그건 꿈의 이미지였니? 넌 그렇게 이상한 꿈을 꾸었던 거니? 피투성이의, 젖은 날개를 가진 나방들의 꿈, 넌 누구의 꿈을 꾸었던 거니? 아냐, 난 가끔 네가 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지하실에서 인형을 가지고 노는, 불행하고 비쩍 마른 여자아이가 아니라 신의 이미지들을 보는 신일지도 모른다고. 오직 신의 눈만이 신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으니까. 난 네게 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너는 신을 연민하고 있다고 말했어. 너는 신이었던 걸까? 신을 연민하는 자만이 신이 될 수 있는 것일까? 하지만 난 연민이 우생학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너를 때렸어. 그 누구도, 설사 신이라고 해도 연민해서는 안된다고 했어. 너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 마치 네가 신인 것처럼, 신이 불가능한 꿈을 꾸는, 오직 가장 절망적인 악몽 속에서만 숨을 쉬고 살 수 있는 슬픈 여자인 것처럼 그렇게 너는 이상한 눈으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어. 네 눈을 보면 가끔 난 쥐새끼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제복과 양복을 입고 거리에 나가기 전, 시궁창에서 득실거리는 아주 작고 은밀한 쥐새끼들 말이야. 난 네가 나를, 그리고 엄마와 아빠를 연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널 죽여버리고 싶었어. 아니, 그보다는 날 죽이고 싶었어. 하지만 이제는 괜찮아. 신과 천사로부터 연민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시인뿐이야. 이제는 네 이상한 눈이 두렵지 않아. 낮의 눈꺼풀에 도사린 악몽처럼 검은 네 눈이. 밤의 뒤편에 숨은 악질적인 희미한 통증과도 같은 네 눈. 이름 없는 사물들의 지옥 속에 매립되어버린 검은 그늘 같은 네 눈. 아냐,

남자아이는 무척 서글픈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쓴 글들을 난 몇 번이고 읽어봤어. 어떻게 너 같은 어린아이가 그런 글을 쓸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 더 이상 달을 믿을 수 없는 회복기의 광인조차도 너처럼 쓰지는 않았을 거야. 어쩌면 너는 우리가 보지 않는 동안 이 지하실에서 몇 번 목을 매고 죽었을지도 몰라. 아니면 옷에 가려지는 등이나 가슴에 칼을 박아넣고 자살했을지도. 그렇지 않다면, 너처럼 어린아이가 어떻게? 아냐, 솔직히 말하면 난 요즘 시를 쓰고 있어. 난 내가 엄마나 너보다 훨씬 유명하고 성공한 시인이 되리라는 것을 알아. 적어도 삼류 시인은 될 수 있겠지. 난 남자아이고 심지어 우리 부모는 살인죄를 지은 것으로 감옥에 들어가 있고 너는 죽어서 천사가 되었으니까, 난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가엾은 아이이고 또 남자니까 적어도 삼류 시인은 될 수 있을 거야. 게다가 난 내가 엄마와 너처럼 시를 쓴다는 것을 알아. 난 더 이상 내 글과 엄마와 너의 글을 구분할 수도 없어. 우리는 같은 영혼을 찢어 나누어서 글을 쓰고 있어. 엄마는 교도소에서도 시를 쓰겠지. 종이와 펜 없이도, 부드럽게 젖어든 날숨으로라도 시를 쓰고 있을 거야. 그리고 너도 마찬가지겠지, 아냐. 난 네가 시 없이 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 너는 엄마를 닮았으니까. 하지만 우리 중 가장 성공하는 건 나일 거야. 난 적어도 삼류 시인은 될 수 있을 거고 적어도 수백 부의 책은 팔 수 있겠지. 난 삼류 시인으로 남으리라는 불안감을 실제적이며 물질적으로 가지고 그 병증을 돌보아 키워나갈 수도 있을 것이고 심지어 내 시를 가지고 낭독회와 강연도 할 수 있을 거야. 젊은 시인들은 내게 편지를 보낼 것이고 난 은밀한 방식으로 미쳐가는 여자와 섹스도 할 수 있겠지. 그녀는 내게 아름답고 서글픈, 미친 여자의 한숨을 읊어나갈 것이고 난 그녀의 시를 열렬히 훔쳐 쓸 거야. 어쩌면 그녀는 나보다 더 성공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삼류 시인의 지위에서 쫓겨날 거라는 말은 아니야. 적어도, 최악의 경우라도 나는 삼류 시인으로 남을 수 없을 거야. 이름 없는 출판사에서 몇백 부를 찍어내는 정도의. 싸구려 지방지에 새 작품을 홍보하는 기사를 내는 정도의. 그건 너나 엄마가 영원히 얻을 수 없는 명예이고 성공이겠지. 난 여자의 울음으로 시를 쓰는 남자이니까 진짜 여자들보다 훨씬 알려진 시인이 될 거야. 주네처럼. 근대의 천재적인 거장들은 전부 여성적인 영혼을 가지고 있는 남자이므로, 나는 너나 엄마는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엄청난 명성을 얻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난 삼류 시인은 될 수 있어, 아냐. 그게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삼류로 남으리라는 불안감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인지, 너도 곧 알게 될 거야.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지. 그런 불안감은 권태와도 같은 거야. 찢어진 채 미쳐버린 채 울고 있는, 들키지 못해서 그늘 속에서 썩어 죽어가는 여자들은 결코 가질 수 없는 권태. 고통 속에서 찢어지고 있는 여자들은 느낄 수 없는 권태. 어떤 여자들은 권태를 얻기 위해 평생을 물 속에서 허덕이다가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익사하기도 하지. 물은, 생명은 그렇게 위험한 거야, 아냐. 엄마는 글 속에서라도 살기를 택했기 때문에 그토록 괴로웠던 거야, 그리고 지금도 엄마는 미쳐버린 창자에서 시를 내뱉고 있겠지. 그녀가 믿는 것이 그녀를 믿지 않으리라는, 그녀에게 존재인 것들에게 그녀가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가혹할 정도로 확정적인 공포 속에서 엄마는 질식해 죽어가고 있을 거야.

오래 살지 못하리라는 것은, 남자아이는 눈물에 젖어든 얼굴을 수그리며 말했다. 엄마에게 차라리 행운일 거야. 하지만 어쩌면 엄마는 아주 오래 살지도 몰라. 살아서, 내가 삼류 시인이 되는 것을 목격해야만 할지도 몰라. 그건 너무 잔혹한 일이야. 엄마는 내 언어가 엄마의 언어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거야. 하지만 내 손과 입술이 이미 엄마로부터 돌이킬 수 없이 분리되어버렸다는 것을, 그러므로 내 삼류성은 엄마의 삼류성일 수 없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냉혹한 시간 감각으로 깨달아야 할 거야. 감옥에서 엄마의 시는 처절할 정도로 살아 날뛰겠지. 그곳에서 엄마는 가장 깊고 음험한 붉은 심장의 언어를 발견하겠지. 하지만 엄마는 그 매혹적인, 미친 언어의 발견자로 알려지지 못할 거야. 언어는 엄마의 입 속에서, 그녀의 주위를 감도는 희미하고 진한 호흡 속에서 사라져갈 거야.

남자아이는 흐느끼고 있었다. 어쩌면 그 애에게는 처음부터 엄마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그 애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아였으며 심지어는 정말 여자인지도 모른다고, 그 애가 여자아이인지도 모른다고 여자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 애에게는 엄마가 없을지도 몰라. 엄마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를 쓰는 여자 이야기는 지어낸 걸 거야, 하고 여자는 생각했다.

남자아이는 여자의 손을 잡고 희미한 틈으로 다가갔다. 하얀 원피스 아래로 드러난 무릎은 놀랄 정도로 희고 부드러워 보였다. 남자아이는 불투명한 창문 바깥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네가 죽던 날의 달이야, 아냐. 바로 그 달이야. 틀림없어.

여자는 고개를 저으며, 달은 보이지 않는다고 대꾸했다.

여자는 그날 파란 방수포 위에 드러누워 잠을 잤고 남자아이는 밤 내내 그녀의 머리맡을 서성였다. 남자아이는 아냐가 죽던 밤의 달을 보고 있었다. 그것이 다른 달일 수 없다고 남자아이는 생각했다. 목소리 몇 개가 남자아이의 귓속을 파고들었다. 지하실의 구석에 웅크리고 있던 검은 쥐가 남자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네 여동생은 아름답구나.

남자아이는 독방에서 홀로 죽어가는 무고하고 불행한 죄수처럼 서글프게 대답했다. 그래.

쥐는 시를 쓰려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했다. 너는 실패하고 말 거야, 쥐는 말했다.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설득하고 그들을 변화시키려는 모든 시도는 끔찍한 실패로, 단 하나의 파문도 갖지 못한 무위로 돌아가고 말 거야.

남자아이는 이미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아니야, 쥐는 검고 둥근, 달, 혹은 블랙홀, 혹은 우주 이전의 무언가를 닮은 두 개의 눈으로 남자아이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너는 모르고 있어. 너는 단 한 편의 문장도, 심지어는 어휘마저도 남기지 못할 거야. 넌 재현을 영구적인 불멸의 박제라고 믿는 고대의 초상화가들과 같은 우를 범하고 있어. 너는 결코 이름을 남기지 못할 거야.

남자아이는 소녀처럼 작고 향긋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내겐 원래 이름이 없어. 이름을 가진 건 내 여동생인 아냐뿐이었어. 처음부터 그랬어. 엄마와 아빠에게도 이름은 없었어. 하지만 아냐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 성은 없었지만 이름은 있었어. 고아의 성인 에스포지토를 달면 아냐는 완벽한 이름을 가진 것처럼 위장할 수도 있었어. 미인대회의 접수원들은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았어. 아냐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고 이름을 가진 아이는 결코 실종된 아이가 아니라고 그들은 믿었지.

쥐는 음험하고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시를 쓰는 건 달콤한 추억 속에서만 하렴. 너는 견디지 못할 거야.

남자아이는 견딜 수 있다고 말했고 쥐는 고개를 저었다. 작은 머리가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흔들렸다.

넌 무엇을 견뎌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어. 네가 견뎌야 하는 건 소리도 흔적도 없는 언어야. 네 언어의 궤적들을 너는 결코 발견하지 못할 거야. 시를 쓰는 일은 마치 꿈 속에서 편지를 쓰는 일과 같을 거야. 너는 수백, 아니, 수만 통의 편지들을 미칠 듯한 광증으로 써내려가지만 깨어나는 순간 너는 네가 쓴 모든 편지들, 부치지도 못한 편지들을 잃어버리게 되는 거야. 넌 정말로 미쳐버리고 말 거야.

편지를 부치면? 남자아이는 물었다.

그건 불가능해. 쥐는 대답했다.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는다고 해도 마찬가지야. 편지는 어느 곳에도 도달하지 못할 거야. 너는 주소를 적지 못할 테니까. 설령 주소를 적는다고 해도 그것은 꿈의 지형에 실제하는 장소가 아닐 테니까. 무엇보다, 쥐는 다정하고 슬프게 말했다. 너는 어디로 편지를 보내야할지 모르고 있어.

남자아이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쥐는 자신도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쥐는 밤의 행복한 악령처럼 쾌활하고 절망적인 것처럼 보였다.

너는 행복한 사람들이 그러듯 어느 순간 글을 쓰는 일을 그만둘 수는 없을 거야. 편지를 받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남자가 어느 날 그랬듯 편지들을 모조리 불태우고 다시는 편지를 쓰지 않는 그런 일은 네게 불가능할 거야. 오, 밀레나, 밀레나, 너무나 많은 밀레나들. 어느 날 카프카는 밀레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의 편지가 어디로도 도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지. 밀레나를 향해 부쳤던 편지들은 모두 어디로 갔던 걸까? 그는 그의 편지들을 찾아 헤매. 아메리카로 건너가서 뉴욕의 유명한 탐정을 고용하려 애쓰기도 해. 하지만 그의 영어는 형편없고 뉴욕의 탐정은 독일어-영어 사전을 들춰보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아. 그는 추레한 낡은 양복을 걸치고 있고 양복의 바지는 무릎 부분이 닳아 헤졌으며 셔츠는 쥐들의 입맞춤으로 길게 삐져나와 있지. 탐정은 그를 내쫓지도 반기지도 않은 채 그가 참을 수 없는 굴욕을 견디지 못하고 빠져나갈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 탐정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무테 안경을 걸치고 있고 그의 얼굴은 하얘. 카프카는 그가 밀레나를 닮았다고 생각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는 밀레나를, 그가 사랑하던 여인을, 지금도 절망적으로 찾아 헤매는 여인을 닮았다고.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얼굴이 하얗다는 것 이외에 탐정과 아름다운 여인 사이에는 어떠한 닮은 점도 없어. 그제야 카프카는 그가 밀레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내. 그녀의 코 모양도, 입술의 두께도, 눈의 색깔도 기억나지 않아. 오직 아름다움이라는 추상적이며 불가해한 관념만이 밀레나라는 이름 속에 지워지지 않는 흉터처럼 남아 있어. 카프카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어젖히고 싶은 심정이지만 겉으로 보기에 그는 평온해. 심지어는 냉담하게 보일 정도야. 그의 검은 눈은 쥐의 눈처럼 명민하고 매끄럽지. 채식과 불면과 긴 꿈으로 지나치게 마른 몸은 위태로워보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쓰러질 것 같지는 않아. 하는 수 없이 탐정은 영어로 앉으라고 말해. 카프카도 그 정도는 알아들어. 카프카는 탐정을 향해 서툴고 심지어는 불가능한 영어로 그의 편지에 대해 말하는 대신 독일어로 다음과 같이 말해.

나는 오랫동안 편지들을 썼습니다. 편지들은 한때 내게 있었습니다. 사랑과 죽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순간 나는 그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리석은 사막의 왕들이 그러하듯 오만한 꿈을 꾸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나는 내가 지나치게 많은 것을 경험하였고 그래서 내 눈이 태양의 흑점처럼 검게 타버렸다는 것을 직감했을 뿐입니다. 나는 내 눈이 멀어버렸음을, 그래서 불가능한 시야 속에 불가능한 것들이 맺히게 되었음을 알았습니다. 물론 나는 여전히 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눈 먼 자의 시야는 눈 멀지 않음의 눈 멈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나는 믿었습니다. 난 멀어버린 검은 눈으로 편지, 편지, 그리고 편지를 썼습니다. 정말 많은 편지였지요.

편지를 쓰는 일은, 카프카는 젖은 눈으로, 그러나 천박하게 눈물이 흘러넘치지는 않는 고요한 어둠과도 같은 눈으로 말해. 거울 앞에서 죽는 일과도 같았습니다. 거울 앞에서 나는 두 개의 나를 보지요. 보이지 않는 나와 보이는 나입니다. 내가 느끼는 나와 내가 느낄 수 없는 나입니다. 나는 두 개의 떨어진 나들이 점차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들은 나를 남겨둔 채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로 합류합니다. 나들은 더 이상 나들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그 사내들이라고 하지요. 사내들은 쥐처럼 영민하고 슬픈 눈을 가졌습니다. 사내들은 목소리를 잃은 검은 입술로 끊임없이 속삭입니다. 난 그들의, 그러니까 내가 볼 수 있었던 나와 내가 볼 수 없었던 나들의 이야기를 알아듣지 못합니다. 거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 앞의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무언가, 내가 볼 수 없으며 느낄 수도 없었던 힘들은 움직였습니다. 그것들은 다른 궤적을 가지고 다른 인력을 향해 모여들었습니다.

중력은, 카프카는 진지하게 이야기해. 하나가 아닙니다. 이해하시겠습니까? 뉴턴이 뭐라고 이야기했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력은 하나가 아닙니다. 그러나 질량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모든 사물들이 반드시 중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질량을 가졌지만 중력을 갖지 못한 사물도 있으며, 간혹 질량을 갖지 못했지만 중력은 가진 사물도 있습니다. 물론 최악의 경우는 질량도 중력도 갖지 못한 존재의 경우입니다. 그 경우 존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누구도 그 존재를 들어올릴 수 없고 끌어안을 수 없으며 그 존재에게 삽입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희미하지만 존재합니다. 중력도 질량도 없이 존재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아시겠습니까? 그건 긴 자각몽을 꾸고 있다는 것과 같습니다. 밀레의 은빛 새벽이 드리운 숲 속에서 헤매는 관중들의 그림자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혹은 숨겨진 채, 영원히 발견되지 않을 동굴 속 흐느낌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유령들, 그렇습니다. 유령들입니다. 그리고 실종자들. 그들은 오직 광학적인 효과만을 가지거나 심지어는 그것조차도 갖지 않죠. 완전한 암흑 속에서 춤추는 미세한 그림자들. 그들을 식별하기 위해, 그들의 지나치게 희미한 존재들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어둠 속을 기민하게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물론 그들이 어둠 속에서만 춤추며 정박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물론, 빛 속에도 있습니다. 태양 밑을 떠도는 아지랑이를 잘 보십시오. 그들은 불행할까요? 아니면 거의 존재하지 않으므로 희미한 절망만을 느낄 수 있는 것일까요? 난 점점 내가 가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눈에 띌 정도로 난 가벼워졌습니다. 폭풍이 이는 날이면, 항문을 고스란히 드러낸 비루먹은 개들과 함께 내 몸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곧 나는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중력을 가지지 못한 몸은 산산히 흩어져 뼈도 살도 남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초신성이나 폭탄의 폭발과 같이 화려하고 극적이며 피투성이인 것일 수도 있고 끔찍하게 느린 탓에 견딜만한 고통만을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쪽이든 충분히 잔혹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무언가는, 가장 희박한 존재는 집요하게 남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무언가 남기 때문에 우리는 괴로운 것입니다. 존재는 희미하더라도 존재이므로 절망적인 것입니다. 기억도 흔적도 고통도 없이 완전히 산화되어 버릴 수 있다면, 그렇게 죽고 영원히 끝내 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유령들은, 그리고 실종자들은 그럴 수 없었던 자들입니다. 그들은 잊혀진 뒤에도 무언가로 남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카프카는 서글프게 말을 이어. 편지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난 그것들을 되찾고 싶습니다. 내 편지들이 너무 고통스럽지 않기를 바랍니다. 내가 불완전한 사라짐으로 완전히 병들기 전에, 내 편지들을 되돌려받고 싶습니다. 나는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내 편지들은 유령과 같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유령은 아닙니다. 내 편지들은 서로의 절망적인 악몽만을 흡혈하며 겨우 연명할 뿐이지요. 밀레나, 오, 그녀의 황홀하고 눈부신 목덜미를 물어뜯기 위해 부쳤던 편지들은 내 거울 속에 달라붙어 나의 보이지 않는 등만을 빨아대고 있었습니다. 등 뒤로 검은 피가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울 속에는 내가 느낄 수 없는 내가 있었고 나는 이내 거울 바깥의 나 역시 나와는 다른 무언가임을, 아주 이질적이고 불길한 악몽과도 같은 그림자임을 알 수 있었죠. 빛과 그림자는 있지만 사물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내 몸이 어디에 있는지 나는 알 수 없었습니다. 내 몸이 나를 두고 도망친 것은 아닙니다. 내 몸은 처음부터 어딘가에 가만히 정박한 채로 무언가를, 어쩌면 실재하지도 않는 꿈과 같은 것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난 문득, 내 몸을 더 이상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내 몸이 어디 있는지 난 영원히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나는 영원히 내 몸의 불가해한 중력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유령들이 남긴, 증발되지 않는 끈적하고 진한 인상들, 기억과 고통, 슬픔 같은 것들이 없다면 우리는 미래의 지층과도 같은 희망을 가지고 죽을 수 있을 텐데요. 제 이름을 말할 수 있는 유령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중력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에서 사라지는지 모르듯, 유령들은 대부분 자신의 이름을 알지 못합니다. 햄릿의 아버지와 같은 특별한 경우만이 예외이지요. 그의 몸과 굴욕적인 최후에 찍힌 너무나도 거대한 죄의 무게가, 그리고 검은 피의 흡반들이 그를 상당히 구체적인 사실으로 남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 혹은 짐승들이 그토록 많은 생명들을 죽일 수는 없습니다. 피의 양은 한정되어 있으며 영원과도 같은 피를 몸속에 담고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모두가 영웅이거나 신일 수는 없습니다. 신이 모든 소녀들로 다시 태어날 수는 없습니다. 오직 선택받은 몇 명의 아이들만이 신의 환생으로 추앙받습니다. 기억상실의 긴 연휴를 즐기다 돌아온 신을 신도들은 기쁘게 맞아들입니다. 서둘러 그 애의 배를 가르고 제물로 바칩니다. 아스테카의 유리 제단에서 배가 갈린 신은 신을 보고 웃습니다. 신은 내장으로 웃을 수 있음을 증명해 보여야 합니다. 소녀의 심장과 자궁은 금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항아리 속에 담기고 소녀는 벌어진 배로 웃으면서 그녀가 신성한 부재를, 우주와도 같은 검음을 뱃속에 가지고 있음을 증명해보입니다. 소녀는 곧 고꾸라져 쓰러지고 신도들은 신을, 신의 부활을 위해 기도한 뒤 아직 검은 피를 흘려내는, 어쩌면 살아 있을 소녀를 피라미드 속에 가둡니다. 소녀는 그곳에서 영원과도 같은 마지막 순간을 견딥니다. 소녀는 그녀의 내장이, 그녀가 볼 수도 가 닿을 수도 없는 어떤 것이, 하지만 분명히 실재하는, 살아서 출혈하는 벌어짐이 끔찍하게 미소짓는 것을 느낍니다. 신의 제물은 오로지 신일 수밖에 없다고 신도들은 생각합니다. 양들은 거칠게 부어오른 성긴 구름 속에 숨은 신입니다. 찢겨진 배로 죽어가는 어린 소녀들은 내장으로 웃는, 불가능한 미소를 가진 신입니다. 신도들은 그들이 얼마나 끔찍하며 역겨운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오직 신과 섹스하는 것뿐입니다. 소녀나 양이 신이 아닌 존재로 평생을 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밀레나, 밀레나, 오, 밀레나. 거울은 식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내 밀레나는 얼굴이 사라진 하얀 대리석의 물질로 거울 위의 넝쿨 장식을 더듬습니다. 밀레나는 아스테카의 희생 제단에서 찢겨진 양들과 소녀들의 꿈을 꾸었습니다. 밀레나는 꿈 속에서 그녀가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할 수 없습니다. 밀레나는 거울 앞에서 죽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권태를 소유한 여자들과 같을 수는 없다고 밀레나는 생각합니다. 권태를 소유한 여자들, 기억상실의 연휴를 만끽하며 죽음을 성취할 수 있는 여자들, 경이와 깨어짐과 역겹고 멀미가 나는, 내장을 토해내는 미소를 알지 못하고 망각에서 태어나 망각으로 돌아가는 여자들과 같을 수는 없어. 밀레나는 뒤죽박죽으로 얽힌 채 피를 흘리는, 자궁과 항문이 뽑혀나온 행복한 악령들을 봅니다. 새들이 악령들의 비져나온 음부와 항문을 쪼아대고 있습니다. 밀레나는 거울 위에서 현기증처럼 번져나가는 붉은 숲을 봅니다. 숲의 밑에 비추어진 밀레나의 얼굴 없는 육신은 놀랄 만큼 창백합니다. 마치 하얀 초콜릿 같다고 밀레나는 생각합니다. 거울 속에서 부드럽게 웃고 있는 여자가 달콤한 악몽 속에서만 출현하는 다정한 괴물 같다고 밀레나는 생각합니다. 밀레나는 그 순간이 길다고 느낍니다. 순간의 내부에 잠식당한 이들은 그 순간이 얼마나 긴지 느낄 수 없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순간으로부터 빠져나온 뒤에만 순간의 길이를 추측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어린시절의 내부에 있는 이들도 어린시절이 얼마나 긴지 느낄 수 있습니다. 혹은 지나치게 짧다고 느낄 수도 있죠. 아직 어린시절의 내부에 있으면서도 어린시절이 너무나 짧다고, 서글플 정도로, 마치 섬광처럼 짧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논리적으로는 모순되더라도 경험적으로는 실재하는 일입니다. 인생의 내부에서 인생이 길다고, 혹은 짧다고 느끼는 것을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설령 생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해도, 영원 속에서 영원을 찰나로 느끼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큐피드에게 끌어안긴 프시케처럼 부드럽고 흰 살을 가진 거울 속 여자는 햇살에 녹아내리는 하얀 초콜릿처럼 부드러운 입술을 벌려 달콤하게 속삭입니다.

선은 위험한 병이야. 가장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 쥐의 죽음을 참아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결국 살인자가 되고 말지. 원한도 복수도 없이, 그들은 선을 위해 그리고 선을 향해 사람을 죽일 수 있어. 굳이 발전을 믿을 필요도 없어. 이웃에 대한, 땅과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사람을 최악의 방식으로 살해할 힘을 주지. 살인자들이 자기 자신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 생각해 봐! 그들은 자살하기보다는 이웃을, 혹은 이웃이 아닌 자들을 죽이지. 삶과 사람을 너무도 사랑하므로 그들에게 더 삶이고 더 사람인 자신을 상처입히지 않기 위해 맑고 환한 눈으로 사람들을 죽일 수 있는 거야. 죽음에 대한 본성적인 욕망을 그들은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달리 자기 자신의 죽음이 아닌 타자들의 죽음으로 해결해.

너는 곧, 거울 속 여자는 밀레나의 존재하지 않는 껍질과도 같은 얼굴을 응시하며 말합니다. 살인을 하게 될 거야. 네가 죽이는 이가 누구인지, 그게 너인지 네가 아닌 자인지 너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거야.

Series Navigation<< 엔젤 스테이크 9엔젤 스테이크 11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